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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화 이야기로 커가는 우리 가족(인성교육 실천사례-한동현의 어머니 발표)
- 등록일 2015-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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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화 이야기로 커가는 우리 가족(인성교육 실천사례) Ⅰ. 2008년을 되돌아보며 2008년은 나에게 인생을 살아가면서 새로운 한 획을 긋는 해였다. 두 아이의 엄마로서, 한 집안의 자녀로서, 그리고 한 인생의 주인공으로서 나는 새로움에 눈 뜨고, 나로 인해 더 많은 사람들이 행복해 질 수 있다는 것을 느낀 해였다. 이러한 모든 것들을 제공해준 동래 교육청의 ‘감화이야기를 통한 가정교육 제자리 찾기’ 프로그램에 감사한다.
Ⅱ. 감화이야기를 만나면서 지난해 큰 아이를 초등학교에 입학시키고 어떻게 잘 키울까? 하고 가슴이 부풀었다. 집안에서 아이들만 바라볼 때는 잘 몰랐는데, 다른 아이들과 비교하여 새로운 시각으로 보자면, 내 아이는 관심이 적고 말도 잘 하지 않으며 자신의 의견이 없었다. 게다가 시키면 시키는 대로만 하지 왜 하는지, 어떻게 하는 것이 더 좋은지에 대한 생각이 없어 보였다. 게다가 나는 시키고 점검만 했지 무엇을 위해 그렇게 하는 것인지 계획이나 목적의식도 없었다. 그렇게 1년이 흘렀다. 무언가 달라져야 하는데 방법은 보이지 않고 새 학기부터 걱정이 되었다. 그때 만나게 된 것이 ‘2008 감화이야기를 통한 가정교육 제자리 찾기’였다. 사단법인 박약회의 이용태 회장님의 강의를 들으면서 희미하나마 가정교육에 대한 줄기가 잡혀갔다.
Ⅲ. 건강걷기 및 감화이야기로 엮어가는 가족 대화의 날 아이가 다니는 연서초등학교에서는 인성 교육으로 ‘건강걷기 및 감화이야기로 엮어가는 가족 대화의 날’을 운영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매달 넷째 주 금요일에 희망하는 가족들과 학교 선생님들이 모여, 학교에서 녹음된 감화이야기를 듣고, 온천천을 걸으면서 가족과 이야기를 나누는 행사이다. 그 달의 감화이야기를 미리 읽고, 아이와 어떻게 이야기를 주고받을 건지에 대한 구상과 실천방법까지 계획을 짜고 가족대화의 날 행사에 참여했다.
Ⅳ. 우리가족의 5% 부족 두 아이가 연년생이다 보니 다툼이 잦았다. 그런데 ‘양보ㆍ배려하는 미덕을 가르치자’는 이야기를 읽고는 아이의 문제라기보다는 우리 부부의 문제라는 점을 알게 되었다. 우리 부부는 둘 다 직장에 다니므로 가사 일에 보이지 않는 신경전을 벌였다. 남편은 오직 직장 일만 잘 하면 되는 걸로 알았고 그런 남편을 대하는 아내의 모습이 어떨지 우리 아이들을 보면서 새삼 느끼게 되었다. 온천천을 걸으면서 우리 가족은 약속을 했다. 아빠는 엄마를 돕기로, 그리고 아이들은 서로에게 양보하기를. 이제는 아침시간이 제법 헐렁해졌다. 아침을 준비하는 동안 남편은 청소를 하고 쓰레기를 처리한다. 덩달아 아이들도 1주일에 한 번씩 재활용품을 분리하고 침대정리는 스스로 하게 되었다. Ⅴ. 가족 손잡고 걷는 어린이들 ‘행복이 피었습니다’
1. 마시멜로 이야기 5월에는 특별히 많은 연서친구 가족들이 가족 대화의 날에 참석했다. 700여명의 연서가족들이 모여 봄꽃이 가득한 온천천을 서로 손잡고 걸었다. 이 날은 마시멜로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우리 가족에게는 특별한 친구를 알게 된 잊지 못할 이야기였다. 우리 아이들은 학교 공부를 마치면 골목길에서 매일 천원이 부족한 아이들이었고 자꾸만 군것질을 하고 싶어 했다. 이 날 아이 아버지는 월드비젼을 통해 해외 아동 한 명씩을 후원하자는 이야기를 꺼냈다. 아이들의 군것질 버릇도 조절하고, 한 두 번의 군것질을 하지 않음으로써 굶주림에 시달리는 해외아이들이 일주일 동안 굶지 않아도 된다는 자세한 설명을 해 주었다. 아이들 마음은 참으로 순진하고 따뜻했다. 그날의 마시멜로 이야기로 지금도 우리 아이들은 군것질을 줄이고 용돈을 모아 매달 해외 친구들에게 후원금을 보내고, 그들의 모습을 사진과 편지로 간직하고 있다.
2. 자기가 자기의 주인이 되게 하자 여름 방학을 앞두고, 큰애와 작은 애를 위한 나름의 계획을 짰다. 학과공부와 특기 적성을 길러주기 위한 공부, 그리고 독서가 주 메뉴를 이루었다. 나의 생활은 변함이 없었다. 밥하고, 빨래하고 청소하고, 아이들 뒷바라지에 하루해가 빠듯했다. 그러던 어느 날, 7월의 감화이야기 - 자기가 자기의 주인이 되게 하자 - 를 읽다가 문득 나는 나의 주인인가 하는 물음에 빠지게 되었다. 아이에겐 방학을 어떻게 보내야 할까 하고 고민했던 내가 정작 ‘나’ 자신에겐 어떻게 하고 있었는가! 학교를 졸업하고 나서 나 자신에게 투자한 것은 하나도 없는 것 같았다. 배움을 계속하지도, 취미생활을 하지도, 자신을 다듬지도 않았다. 매일 똑같은 일에 싫증내면서도 오직 가족들 뒷바라지 한다는 합리화에 빠져 있었던 것 같았다. 우선 아이들과 같이 하는 운동으로 수영을 하기로 했다. 그리고 밤이 되면 아이들 곁에서 같이 책을 읽었다. 처음 힘겹게 시작했던 책읽기는 이제 자연스럽게 나의 생활 일부분으로 자리 잡았고, 엄마를 바라보는 아이들의 눈빛도 변했다. 아이들에게 일일이 말하지 않더라도 실천하는 모습을 보여 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좋은 부모의 역할이며 인생의 주인공인 ‘나’ 를 가꾸어 가는 것이기도 했다. 3. 밝은 표정이 가져온 가족의 행복 모두가 기다리는 저녁 식사 시간은 느리지만 조금씩 변해 가는 우리 가족의 모습을 잘 그려내고 있었다. 몇 달 전 같으면 밥을 차려 놓고 몇 번 씩 불러야 네 식구가 겨우 모였었는데 지금은 이야기를 하는 것을 즐기고 있다. 이야기를 하다 보면 우리 아이들이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 요즘 무엇에 대해 관심이 많은지, 친구관계는 어떠한지, 엄마ㆍ아빠의 모습은 어떻게 비치고 있는지, 우리 가정이 해결해야 하는 문제는 무엇인지를 자연히 알게 된다. 특히 가족이 함께 해결해야 할 문제점은 가족 각자의 눈높이로 내 놓은 해결점들을 모아 공동의 해결력을 높여 갔다. 서로를 이해하고 서로의 입장이 되어 봄으로써 가족들 얼굴에 미소가 늘어갔다. 우리 가족의 밝은 표정들은 시댁에도 친정에도 번져 갔다. 주말에는 시댁으로 온 가족이 가서 함께 식사를 한다. 묵묵히 저녁을 먹고 TV를 보다가 돌아오곤 했는데, 아이들이 할머니께도 감화이야기를 해 드리고 읽은 책에 대한 이야기도 하자고 했다. 아이들이 이렇게 자랐구나! 이제 주말을 가장 기다리는 분은 시어머니가 되었다. 손자ㆍ손녀들의 재롱과 어설프지만 늘어가는 이야기와 밝은 표정의 아들ㆍ며느리를 보는 것이 얼마나 즐겁겠는가! 그리고 또 하나 느낀 것은 아, 이런 것이 효도구나 하는 생각이었다.
4. 감화이야기가 가져다 준 선물 퇴근 후면 아이들을 데리러 학원에 직접 들러야 하고, 두 아이의 학원이 서로 달라 시간과 차비가 몇 갑절로 들었다. 그냥 지내기에는 너무 손실이 많고 가족 모두가 힘들었다. 어느 주말 시댁에 갔을 때, 이 문제가 자연스럽게 식탁의 주제가 되었다. 어느 날, 뜻밖의 소식이 날아 왔다. 결혼 자금을 모으고 있는 시동생이 자신의 거금을 들여 경자동차를 한 대 사 주었다. 비록 중고이긴 했지만 참으로 고맙고 기뻤다.
Ⅵ. 2008년을 보내며, 2009년에는 지난 한 해는 나 스스로 많이 자랐고, 나의 가족, 그리고 부모님까지 행복하게 했던 한 해였다. 우리 가족들이 누리는 이 행복감을 2009년에는 이웃에 사회에 나누어, 다른 분들에게도 도움을 줄 수 있는 가족으로 크고 싶다. 이런 행복감을 가져다 준 박약회 이용태 회장님, 동래교육청의 ‘2008 감화이야기를 통한 가정교육 제자리 찾기’ 프로그램, 특히 운영 방법을 구체적으로 실시해 준 연서초등학교 교장ㆍ교감선생님과 여러 선생님, 관련된 모든 분께 고개 숙여 감사를 드린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