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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역사 속의 창조적 리더십(이배용)
- 등록일 2015-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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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역사 속의 창조적 리더십 - 소통과 화합과 나눔의 정신 -
이배용(李培鎔): 이화여대 13대 총장, 국가브랜드위원회 위원장
21세기 지식기반 사회는 첨단과학기술이 다른 학문과 서로 융합하여 발전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창출하고 있으며, 이러한 추세에 발맞추어 우리는 기존의 질서와 가치관을 끊임없이 재편해 가는 과정에 있다. 글로벌화 하는 시대에 당연히 외부로 시선을 돌리며 개방적인 시각으로 세계를 바라보고 탐구하는 자세가 필요한 시점이다. 그러나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우리 자신의 내부로 눈길을 돌리며 우리 것에 대해 의미를 부여하고 재해석해 내는 작업이다.
한국의 역사와 문화를 발전시켜 오면서 간직해 온 정신문화에는 우리가 올바른 미래를 열어가기 위해 지켜야 할 소중한 가치가 담겨 있다. 한국의 전통적인 정신문화는 삶에 대한 진지한 성찰을 바탕으로 인간과 인간다움을 생각하며, 易地思之하며 타인 및 자연과의 관계를 폭넓게 조망하는 가치체계를 보여준다. 이것은 지금까지 한국 사회가 유지해온 화해와 조화의 삶을 이루어 낸 원동력일 뿐만 아니라, 급속한 변화 속에서도 미래를 향해 균형있게 발전시켜가야 할 중요한 가치인 것이다.
한국의 역사와 문화에 내재해 있는 이러한 인간의 정신적 가치를 분석하며, 미래에 우리가 추구해야 할 삶의 방식과 지향점을 논해보고자 한다.
첫째, 한국의 창조적 역사발전은 소통과 화합의 인문정신을 기본으로 하며 조화를 이루어 왔다는 점을 알 수 있다. 둘째, 나눔과 베품, 배려의 정신을 바탕으로 인간을 향한 따뜻한 마음을 실천해 온 진정성이 있다. 그러한 속에서 훈민정음을 비롯한 많은 창조물이 나올 수 있었다. 세 번째의 정신은 자연과 인간의 소통과 조화이다. 우리는 하나의 건축물을 세우거나 정원을 꾸밀 때에도 반드시 자연과의 조화를 우선시하였다. 과도한 인공조경을 피하였을 뿐만 아니라, 인간을 자연의 일부로 해석하여 자연의 아름다움을 즐기는 동시에 궁극적으로는 자연과 하나되는 일치감을 느낄 수 있게 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았다. 이러한 자연에 대한 태도는 경제 성장이 가속화되면서 자연 파괴가 문제시되고 있는 현대 사회에서 커다란 시사점을 준다.
오늘날 세계화와 개방화, 융합화의 시대적 추세 속에서, 인류는 당면과제를 함께 해결하고 인류 평화와 복지 증진을 함께 추구해야 한다. 과연 인류가 지향해야 할 방향이 무엇인가를 깊이 사색할 때, 한국의 정신문화에 깃들어 있는 화합과 소통의 정신, 인간주의적 사랑, 인간과 자연의 조화, 나눔과 베풂의 정신, 인간에 대한 존중과 따뜻한 진정성은 바로 그에 대한 해답을 제시해 준다. 한국인들이 지향해 왔던 정신문화는 결코 박제화된 관념의 집합이 아니다. 삶 속에서 살아 움직여 왔던 정신이며, 본질적으로 끊임없이 변화하며 빚어진 삶의 결정체이다. 그리고 오늘날 대한민국의 성장을 이끌어온 역동성의 원천이기도 하다. 이러한 한국의 정신문화는 우리에게 인간을 중시하며 인간다움을 실현하면서 역지사지의 배려, 인간을 향한 따뜻한 사랑과 진정성, 오고가는 감사하는 마음의 공명으로 기저를 이루며 살아가고, 실천하고, 변화할 것을 요구한다. 이러한 삶의 태도가 실현된다면, 오늘날 중시되는 실용이나 과학도 문명의 이기로서 지속적인 역할을 다할 수 있을 것이다. 글로벌화의 궁극적인 목표는 서로 다른 문화를 이해하고 존중하면서 신뢰 속에 평화를 만들어 가는 것이다. 세상의 평화는 인간끼리의 소통과 화합만이 아니라 자연을 존중하고 조화를 이룰 때 실현될 수 있는 것이다. 그러한 때 전 지구사회가 직면하고 있는 다양하고 복잡한 문제들을 해결하고 전 인류에게 행복과 평화를 가져다 줄 수 있으리라 확신한다.
자료: 1. 회남자(淮南子) 2. 화왕계(花王戒) 3. 차마설(借馬說) 4. 한글창제, 노비출산 휴가 정책 5. 민손단의(閔損單衣) 6. 세한도(歲寒圖)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