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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계선생언행록-고종기(考終記)

  • 등록일 2018-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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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계선생언행록-고종기(考終記)

 

 

4, 조카 영에게 유계를 쓰라고 명하였다.

하나. 예장을 하지 말라. 예조에서는 전례에 따라 상례를 치를 것을 청할 것이니, 반드시 고인의 유언이라 말씀드리고 소를 올려 고사 하도록 하라.

하나. 유밀과를 쓰지 말라.

하나. 비석을 쓰지 말며, 그저 작은 돌에다가 그 앞면에 퇴도만은진성이공지묘라고 만 쓰고, 그 뒤에는 오직 가례에 언급되어 있는 향리세계, 지행, 출처의 개략적인 것만을 요약해서 써라.

          이 일(묘갈명)을 다른 사람에게 부탁하여 지을 것 같으면, 기고봉 같이 서로 알던 사람은 반드시 실제로 없었던 일을 장황하게 써서 세상의 웃음을 살 것이다. 그러므로 일찍이 스스로 뜻한 바를 쓰고자 먼저 명문을 지었으나, 그 나머지는 머뭇거리다가 아직 마치지 못하였다. 다듬지 못한 글이 정리 안 된 초고들 속에 있으니, 찾아내서 그 명문을 사용하면 될 것이다.

하나. 선대의 묘갈명을 마치지 못하고 이에 이르렀으니, 천추에 통한이 되는구나. 그러나 여러 일이 이미 갖추어져 있으니 모름지기 가문에 아뢰고 조각하여 세워라.

하나. 사람들이 사방에서 보고 들으니, 네가 상례(喪禮)를 행함에 달리 예가 있지 아니한, 모든 일은 반드시 다른 사람에게 많이 물어라. 가문과 향리에는 다행히 예를 아는 유식한 분들이 많으니, 널리 문의하고 의논하면, 법도가 거의 요즘에도 맞고 옛날과도 크게 다르지 아니하니 가능 할 것이다.

그 나머지로 집안 일 몇 조목을 처리하였다

     

 

0 이안도, 때로 담천이 아주 심했는데, 이때는 병이 나아서 마치 숙환이 몸을 떠난 듯 하였다. 받아쓰기가 끝나자, 친히 한 번 교열 하시고, 안에 넣고 봉하라 명하시니, 영이 봉하고 서명한 후에 비로소 천식소리가 들렸다. 이덕홍

 

                                                       

8일 아침, 매화분에 물을 주라 명하셨다. 이 날은 맑았는데, 유시(酉時)초에 홀연히 집 위로 구름이 분집하고 눈이 한 치정도 내렸다. 잠시 선생이 누운 자리를 정돈하고 부축하여 일으키라 명하시고, 앉아서 돌아가시니, 곧 구름이 흩어지고 눈발이 (멈추고 하늘이) 맑아졌다. 이덕홍

 

                              

참고) 고종기의 양이 많아 4일과 8일 분만 실었다.

 

                                   

0 考終記

四日 命兄子寗 書遺戒.

一 毋用禮葬,該曹循例請用,必稱遺令 陳疏固辭.

一 勿用油蜜果.

一 勿用碑石 只以小石 書其前面 云退陶晩隱真城李公之墓

其後 惟略書鄉里世系志行出處大概 如家禮中所云. 此事 若托他人製述 相知如奇高峯 必張皇無實之事 以取笑於世 故嘗欲自述所志 先製銘文 其餘因循未畢 草文藏在亂草中 搜得 用其銘 可也.

一 先世碣銘未畢 至此爲終天之痛. 然諸事已具 須稟於家門而刻 立焉.

一 人之觀聽 四方環立 汝之行喪 非他例 凡事 必須多問於人. 家門鄉里中 幸多知禮有識之人 廣詢博議 庶幾宜於今而不遠 於古 可也. 其餘 處置家事數條.

[李安道, ,痰喘方劇,至是,脫然若沉痾之去體,寫畢,親自一閱, 又命裏封,,,署其後,始聞喘息,李德弘

    

八日朝 命灌盆梅. 是日 晴 酉初 忽白雲坌集宅上 雪下寸許. 須臾 先生 命整臥席 扶起而座逝 卽雲散而雪霽. 李德弘

 

고종기는 죽음과 밀접한 관련된 일상을 기록한다. 일기의 내용 역시 제한된 공간에서 고종을 맞는 사람의 일상만을 기록하며, 그 기록된 내용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병세와 문병자의 명단, 門人後孫들에게 남긴 遺訓, 고종자가 맞는 죽음의 태도, 고종자의 死後에 행해지는 각종 喪葬禮와 관련된 일 등을 기록한다.

 

대부분의 고종기는 門人이 그 기록자였다. 왜냐하면 현존하는 다수의 고종일기가 스승의 죽음을 기록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결국 일기의 내용에서 등장하는 인물이나 환경을 기록하는 경우에 가족과 관련된 내용보다는 師弟間의 관계에서 죽음을 맞는 스승의 일상을 기록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어쩌면 血緣문화의 한 소산이라기보다는 學緣문화의 한 소산이라고 해도 무방할 것이다.

 

대부분의 고종기는 門人이 그 기록자였다. 왜냐하면 현존하는 다수의 고종일기가 스승의 죽음을 기록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어쩌면 血緣문화의 한 소산이라기보다는 學緣문화의 한 소산이라고 해도 무방할 것이다. 일반적으로 일기는 현실의 일상적인 생활을 기록한 반면, 고종일기는 죽음과 밀접한 관련이 있으므로 이와 관련된 일상을 기록한다.

 

일기의 내용 역시 제한된 공간에서 고종을 맞는 사람의 일상만을 기록한다. 그 기록된 내용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병세와 문병자의 명단, 門人後孫들에게 남긴 遺訓, 고종자가 맞는 죽음의 태도, 고종자의 死後에 행해지는 각종 喪葬禮와 관련된 일 등을 기록한다.

 

고종기는 죽음을 맞는 고인의 태도이다. 육체적인 병고에도 불

구하고 찾아오는 문병자 뿐만 아니라, 자식들에게 조차 順天의 진리를 보여주고, 死生 有命의 천리를 순종하며 자신의 마지막을 준비하였고, 순천자의 모습으로 正終之義를 몸소 실천하였음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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禮葬(예장): 나라에서 예식을 갖추어 거행하는 장례.

循例(순례): 관례(慣例)에 따름

鄉里世系(향리세계): 세거지역의 조상(祖上)으로부터의

대대(代代)의 계통(系統)

志行(지행): 품은 뜻과 행실(行實)

出處(출처): 사물(事物)이 나온 근거(根據), 태어난 곳

因循(인순): 머뭇거리고 선뜻 내키지 않음  

終天之痛(종천지통): 영원(永遠)히 계속(繼續)되는 슬픔  

痰喘(담천): 가래가 끓어서 숨이 참

脫然(탈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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