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계 바로알기
글
靜坐를 통한 敬工夫(이윤희)
- 등록일 2015-04-01
- 조회수 6
|
靜坐를 통한 敬工夫
1. 敬工夫 入門(着手)의 어려움
퇴계선생은 유가의 수양론을 총정리하여 敬이란 개념으로 일관된 체계를 세웠다. 그리고 그 敬을 성취하는 공부를 제자들에게 가르쳐서 조선 선비의 정신문화에 기초를 놓았다. 그 덕택으로 우리는 몇 백 년 동안 도덕 높은 문화민족으로서의 긍지를 갖고 살 수 있게 되었다. 퇴계선생이 어느 친구에게 드린 편지에서 ‘군자는 一身을 主宰하려 하지만 그 일을 맡은 마음이라는 것이 저 하는 대로 내버려 두면 어디로 튈지 모르고 아니 가는 곳이 없다. 무언가 또다시 공을 들여 마음 또한 주재하여야 ㅁ하는데, 그 공을 들이는 일이 바로 敬이다’라는 취지의 말을 했다. 다시 말하면, “마음으로 마음을 주재하는 일이 敬이라는 것이다.” 퇴계선생이 주요 제자들과 주고받은 수많은 편지가 대부분 敬工夫를 진척시켜 나가는 要訣이나 공부 도중에 부닥친 난관에 대한 내용이다. 하지만 그 분들이 주고받은 편지를 읽노라면 남의 戀書를 읽는 듯, 어느 편지로부터도 내가 바로 지금 경공부를 하려면 어떻게 하면 되겠구나 하는 지침을 얻기가 어렵다. 유가에 몸담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경공부를 해보고 싶겠지만, 들어가는 문을 찾기가 쉽지 않다.
2. 마음의 門으로 入門
퇴계선생이 「觀心」이란 시에서 묘한 느낌을 읊었듯이 경공부를 하려면 우선 마음으로 마음을 살펴야 한다. 마음을 살피려면 마음이 드나드는 문을 지키고 있어야 할 것인데, 眼耳鼻舌身意(六官)가 그 곳이다. 그 중에서도 가장 큰 문이 눈(眼)이다. 눈을 지키면서 그 곳을 빠져나가는 마음을 살필 뿐만 아니라 거두어들이는 일을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하는 말로서 回光反照라는 것이 있다. 눈에서 나가는 빛을 되돌아오게 하여 거꾸로 비춘다는 말이다. 캄캄한 밤에 들짐승을 만나면 볼 수 있듯이 눈에서는 빛이 나가는데, 이것이 다름 아닌 마음이다. 눈빛이 가는 곳에 마음도 간다. 눈빛을 되돌릴 수 있으면 마음도 되돌린다는 말인데, 사람이 눈빛을 180도 되돌리기는 어렵다. 눈빛이 나를 떠나서 바깥으로 달아나버리지 않고 어떻게든 결국 나에게로 되돌아오게 하는 경우를 넓게 포함하여 눈빛을 되돌린다고 말할 수 있겠는데, 일반적으로 아랫배나 배꼽이나 코끝에 눈빛을 모으는 훈련을 통하여 그 요령을 익힌다. 눈빛을 되돌릴 수 있으면 눈으로 드나드는 마음을 살필 수 있고 잡을 수 있으며 나아가서 주재할 수 있어서 마음으로 마음을 주재하게 되는 것이다. 같은 이치가 眼耳鼻舌身意(六官) 모든 문에서 타당하겠지만, 눈이 그 중에서 가장 큰 문이므로 경공부로 들어가는 문 가운데 가장 큰 문도 결국 눈빛을 되돌리는 데 있다 하겠다. 그리고 드나드는 뭇 마음을 살피려면 눈빛을 되돌릴 뿐만 아니라 쥐를 노리는 고양이 같고, 성문을 지키는 수문장 같이 주의력을 모아서 지켜야 한다. 이렇게만 갖추어지면 경공부의 문으로 들어서서 그것을 만져는(着手, 下手) 보게 된 것이다.
3. 靜坐 요령
문으로 드나드는 통행객이 적으면 살피기에 좋겠지만 그것은 외부 환경이나 닥친 사무 등에 따라서 다를 수밖에 없다. 주요한 것은 지키고 있으면서 살피는 사람만은 조용해야 하고 專一해야 한다. 그 사람(마음)이 딴 전을 피우고 오락가락 해서는 임무를 완수할 수가 없다. 살피는 마음이 고요해지면(靜) 물결 잔잔한 호수에 내 얼굴이 비치듯, 드나드는 마음들이 사진으로 찍힌다. 자연히 살피는 사람이 조용해져서 마치 CCTV를 설치해 놓은 것 같을 수가 있다. 경공부는 靜할 때나 動할 때나 內나 外 어느 하나에 국한됨이 없이 두루 행해져야 하는 일이지만 그래도 動할 때보다는 靜할 때에 보다 쉽고 보다 깊게 행할 수가 있다. 성문으로 드나드는 통행객이 적을수록, 없을수록 좋은 것과 같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마음 세계에서 靜을 이루어내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 靜坐이다. 정좌의 삼대요령이 있다. 1) 姿勢(調身) 2) 마음(操心 또는 調心) 3) 呼吸(調息) 하루 하루가 쌓여 달이 가고 달이 쌓여 해가 되노라면 차츰 자리가 잡히고 흔들림이 적어지고 몸에 익어서 여유로움이 생긴다. 점차로 자세, 마음, 호흡 세 가지 일이 하나의 일처럼 渾融되어 이루어진다.
실인즉, 여기까지는 儒佛仙 모두에 활용될 수 있는 정좌 요령이다. 여기에서, 옆집에 불이 나고 있어도 흔들림 없이 정좌를 계속하는 것이 칭찬 받을 수 있는 길로 가면 불가요 선도가라 부르고, 남 먼저 뛰쳐나가 물 한 동이를 끼얹지 않고는 못 견디는 길로 들어서면 儒家라 부를 수 있지 않을까? 다시 말하면 主靜 상태에 추가하여 유가적인 경공부의 公案을 풀고 실천해 나가야 진정한 유가라고 부를 수 있다는 말이다.
4. 敬工夫의 成果
입문을 한 다음, 지속적으로 마음이 마음을 주재하는 敬 상태를 유지해 나가야 비로소 퇴계선생과 제자들 사이에 오고간 편지들을 이해할 수가 있고, 스스로도 그와 같은 편지나 질문을 주고받을 수 있을 것이다. 유가의 최고 공안으로는 未發氣像, 性卽理, 心統性情, 理一分殊, 理氣妙凝, 理無不到, 天命之謂性, 明德, 新民, 至善, 仁<義禮智信> 等等이 있다 하겠다. 경공부가 크게 성공하면 允執厥中, 閑邪存誠을 하고 성인의 경지에 오른다. 그렇지 못할지라도 知性, 悟性, 感性, 德性, 創意性이 발달하며 集中力이 늘어서 매사에 부모를 욕되게 하지 않고 건강도 얻을 수 있다.
5. 敬과 靜坐의 관계에 관한 故事
1) 程門立雪
龜山 楊時와 定夫 游酢가 伊川 程頤 선생에게 性理學(敬學)을 배우려고 찾아 갔을 때, 이천 선생이 靜坐中이므로 문간에 서서 깨어나기를 기다렸다. 마침 눈이 내리기 시작하여 한 자나 쌓이고서야 이천 선생이 깨어났다.
귀산과 정부는 謝良佐 呂大臨과 함께 程門四先生이라 불린다. 특히 귀산은 낙양의 성리학(경학)을 강남으로 가져와 전파시킴으로써 閩學의 시조가 된다. 귀산의 제자가 羅從彦, 나종언의 제자가 李侗, 이동의 제자가 朱熹이다.
6. 靜坐 實習
1) 準備 (활인심방 앞부분)
(1) [叩齒 36]. /4 = 9 (2) [兩手抱崑崙 12, 12, 12]. /4 = 3, 3, 3 (3) [左右鳴天鼓 24]. /4 = 6 (4) [微擺撼天柱 좌12, 우12]. /4 = 3 (5) [赤龍攪水渾 36]. /4 = 9 (6) [神水滿口勻, 一口分三嚥]. (7) [龍行虎自奔].
2) 靜坐工夫 實習
(1) 調身(姿勢)
➢ 허리띄...느슨하게
<의자에 앉는 방법>
➢ 몸통...곧바르고 치우치지 않도록 단정하게 척추가 가장 안정된 자세로 되어서 특정한 곳에 힘을 받지 않도록 하는 것임. ➢ 목뼈...수직으로 곧게 위해서는 턱을 약간 당겨 붙임. ➢ 엉덩이...약간 밖으로 튀어나가게 처음 앉을 때 엉덩이를 자리에 붙인 채 몸통을 약간 앞으로 당기면서 내려앉음. ➢ 가슴...약간 앞쪽으로 품은 듯 하게 ➢ 아랫배...전체의 중심이 실리게 ➢ 눈...반쯤 내려 감음 마치 창문에 발을 내린 듯, 바깥의 빛이 약하게 보이도록 함. ➢ 혀끝...위의 잇몸에 살짝 붙이고 ➢ 아래 위의 이...서로 살짝 붙도록 함.
❈ 침이 생기면 자연스럽게 삼킴.
(2) 調心(視線)
➮ 눈을 반쯤 내려 감아서 코끝을 보고, ➮ 눈빛...코끝(배꼽, 아랫배)에 초점 맞추어 놓고, 희끗하게 떠 보이는 것을 잠시라도 놓치지 않고, 오락가락하지 않고, ➮ 잠들지 않고, ➮ 몸 안이든 몸 밖이든 물건이든 사건이든 유혹을 받지 않음. ➮ 점점 더 경건해져서 성현을 앞에 모신 듯, 큰 제사에 임한 듯 엄숙하고, 살얼음을 밟는 듯, 깊은 연못가에 임한 듯 삼가는 마음상태를 유지함.
❈ 유지하는 질이 순수할수록 좋고 유지하는 시간이 길수록 좋지만 억지로 잘하려 하지도 무리해서 길게 하지도 말아야 함.
(3) 調息(呼吸)
➟ 처음에는 호흡에 신경을 쓰지 않음. 자연스럽게 숨차거나 숨 막혀서 가슴 뛰는 일이 없도록
<향후 마음에 어느 정도 여유가 생기면>
➟ 조금씩 아랫배로 숨을 쉬어 봄(腹式呼吸 또는 丹田呼吸).
❖ 가장 중요한 守則은 무리를 하지 않는 것임. 숨이 차는 현상이 나타나서는 안 된다는 뜻임.
❖ 들이마시는 숨과 내쉬는 숨이 ✓ 끊임없이 이어지고(綿), ✓ 부드럽고 매끈하며(愉), ✓ 숨의 굵기가 고르고(均), ✓ 깊을수록 좋고(深), ✓ 가늘고 가늘수록 좋음(微).
❖ 처음부터 끝까지 무리함이 생기지 않도록 함 ✓ 勿忘勿助하여 揠苗助長의 폐단이 없도록 함.
3) 끝난 다음 ✌ 천천히 눈을 뜨고 ✌ 팔과 다리를 천천히 폄. (급히 움직이지 말 것)
<긴 시간 동안 정좌 공부했을 때>
✌ 두 손을 맞비벼서 열이 나도록 한 다음 ✌ 두 눈을 덮어서 옆으로 문지르고, ✌ 얼굴, 목, 배, 등과 팔다리를 주무름. |
